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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그랜드 바자르' 벤치마킹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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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11-1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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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탄불의 전통시장 '그랜드 바자르'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세계 유수의 관광지를 제치고  마침내 관광객 수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다행히 '그랜드 바자르'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다. 지난 9월12일 '이스탄불 in경주 2014'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그랜드 바자르 오프닝이 경주 황성공원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사기간 내내 경주시민을 비롯 전국민에게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만큼 '그랜드 바자르'를 보는 우리 국민의 시선은 남다르다.  
 미국 여행 전문 매체 '트래블+레저'가 지난 14일 발표한 '2013년 세계 50대 관광지'에 따르면, 그랜드 바자르는 작년 방문객 수 9,125만 명으로 1위에 올랐다.
 그랜드 바자르는 비잔틴제국을 멸망시킨 오스만제국의 술탄 메흐메드 2세가 1455년에 건설한 '세계 최초의 쇼핑센터'다. '지붕으로 덮인 시장'이란 뜻의 카파르 차르시(Kapali Carsi)로 불린다. 10㎞가 넘는 미로 같은 길을 따라 60여개 통로에 3,000여 상점이 들어서 있다. 하루에 25만에서 40만 명이 몰려드는데 지난해 1억 명 돌파를 눈앞에 둔 것이다.
 원래 의류 시장으로 출발했지만 오스만제국의 번성과 함께 동남아시아의 향신료, 페르시아의 양탄자, 유럽산 장신구와 그릇 등 동서양 문물이 유통되는 중세시대 최대 국제시장으로 성장했다. 잡화점을 가리키거나 자선을 목적으로 잡다한 물건을 파는 시장을 일컫는 바자회도 페르시아어 '바자르(Bazar)'에서 파생했다.
 그 '그랜드 바자르'의 일면(一面)을 우리는 지난 9월 경주에서 보았다. '이스탄불 in 경주 2014' 행사때 550년 전통의 '그랜드 바자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하루 10만 명 이상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케밥 등 터키의 먹을거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수백 명이 줄을 잇는 바람에 대부분이 발길을 돌려야 할 지경이었다.
 이처럼 그랜드 바자르는 현대 관광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었다. 박물관이 있고 옛 성터나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 아닌 전통 시장이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올라 선 것이다. 물론 인근에 터키가 가진 특유의 문화가 산재해 있긴 하지만 여행객들에게는 사람 냄새나고 삶이 흥건하게 배어있는 전통시장의 '인간미'가 매력 포인트가 된 것이 틀림없다.
 그랜드 바자르는 우리 관광산업에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특히 자매 도시이자 역사적 맥락이 비슷한 경주로서는 더 없는 벤치마킹 대상이다. 밤 문화가 거의 없고 제대로 된 전통시장 조차 없는 경주시와 너무나 대비된다.
 지금 세계는 보고 느끼는 관광에서 만지고, 얘기하고, 직접 체험하는 관광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경주 관광산업은 이를 계기로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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